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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삼관일세.

감정 / 2012.11.23 01:29

바삭바삭한 덴뿌라가 얹어졌는데, 우동 국물에 반쯤 젖어 국물이 안 닿은 부분은 바삭이고 국물 닿은 부분은 부드러워진 애비 덴뿌라 우동이 먹고 싶군요 크크크
예전에도 우동 포스팅을 해서 많은 배고픈 이들의 온 몸을 비비 꼬이게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새하얗게 김이 올라오는 면을 렌게에 빙빙 넣어서 국물이랑 한 입에 캬아! 입천장이 데어서 그 부분만 맛이 더 짜도, 아삭아삭 다꽝(단무지 말고 다꽝!)이랑 찬 물로 입을 식히면서 먹어요. 아우 시원하고 새콤하고 달콤하고.. 이제 덴뿌라를, 튀김 옷과 새우 사이에 우동 국물이 맑게 가득찬 덴뿌라를 앞니 네 개로만 톡 떼어내서 입천장 안 데이게 조심하면서 먹어요. 물론, 입천장이 두 번 데여서, 물집이 잡히겠죠? 혓바닥으로 물집을 터뜨려주고, 고통을 참아가며, 다시 우동을 먹어볼까요? 렌게로 국물을 떠먹어 보아요. 동실동실 떠다니는 푸른 미역이랑 다시마랑 쑥갓이랑 아우 탐스럽지 않아요? 젓가락으로 잘 집어서 국물이랑 함께 렌게에 얹어서 한 입에 쏙!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에요. 가다랑어쨔응!!! 이제, 덴뿌라를 한 입 더 먹고, 이젠 찐어묵을 사냥합시다. 미끄덩거리면서 젓가락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다니는 고놈을 잡아다가 반 입 깨물어 먹고, 오동통통 하면서 보드라운 그 우동 면을 먹는 거에요. 저는 우동 면은 푹 삶아져서 보드라워야 좋더라구요. 에헤헤. 쫄깃한 면을 좋아하는 분은 그걸로 드세요 ㅋㅋ 저는 푹 삶은 면으로 먹을 거야. 후르륵 후르륵 입가에 국물 묻히면서, 먹어요. 조금 국물이 식었으면 이젠 그릇째 들고 국물을 들이 마십시다!!!! 아이 맛있어. 입가심은 다시 다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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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운괭

검정 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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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운괭

1권과 2권은 매우 좋지만 지금 3권은 매우 귀찮다. 중국 고사나 이야기에 문외한이거나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고사를 새롭게 생각하였다는 3권은 뭔지 모르게 싫증이 난다. 다른 책을 읽으려고 그냥 표시만 해두고 침대에 던져 두었다.

 

요즘 박물관에서 하루 여덟시간씩 근무를 서고 있다. 근무랄 것도 대단한 게 아니다. 그냥 추운 박물관 안에 여덟 시간 자리를 지키며 그 관에 몇 명이 들어 오는지, 호구 조사를 하는 것이다. 참고로 여기서 호구 조사라는 것은 어떤 관객이 호구인가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이런 걸 한다면 정말 열심히 근무할 텐데. 아쉽다.- 성인, 대학생, 청소년, 어린이, 외국인, 단체 관람객으로 나누어진 칸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몇 명씩 오는 지 바를 정자를 그어가며 세는 것이다. 자주 대학생같기도 하면서 성인같기도 한 사람, 어린이면서 외국인인 사람, 한국인이면서 외국인 같은 사람, 외국인같으면서 한국인 같은 사람이 와서 매우 곤란하지만 벌써 나는 131시간을 꼬박 채운 사람이기 때문에 이제 대충 눈치껏 조사하고 있다.

 

이 근무를 하는 공간은 박물관 2층에 있는 기획관이라는 곳이다. 운이 좋으면 1층이나 지하처럼 조금은 더 따뜻하고, 책상도 있고, 조금 더 밝은 곳에서 할 수 있는데 나는 늘 몇 분 차이로 출근 2등을 찍기 때문에 기획관에서 근무를 한다.

 

노출 작품이 많은 2층은 작품 보호를 위해 에어컨을 빵빵하게 튼다. 때문에 다른 공간보다 더 춥다. 어느정도로 춥냐면, 겨울에 엑스맨으로 새터 쫓아갈 때 학생회 친구들이 제작해준 기모 후드를 입고 담요를 덮고 긴 바지를 입고 양반다리를 해서 담요 밖으로 튀어 나가는 신체 부위가 없게 한 다음에, 소매를 길게 내빼서 손의 반을 가려도 얼굴이랑 손꾸락이 추워서 입에서 입김이 나지 않는 것이 억울한 정도로 춥다. 게다가 2층 기획관의 조명은 센서로 작동하는 조명이라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으면 조명의 1/2가 켜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도슨트들이 앉아 있는 곳은 기둥과 기둥 사이의 구석, 정확히는 '꾸석'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공간이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 센서 조명을 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즉 이상이나 박태원 소설에 나오는 무슨 '5촉 전등' 같은 환경에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저런 환경에서 루쉰의 소설처럼 암울한 시대상을 그리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눈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파서 곧 갤질을 하거나, 팬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의미 없는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아무리 새로고침을 눌러도 업그레이드 되는 내용이 없을 걸 아는 트위터의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볼 뿐이다. 문제는 이렇게 핸드폰에 의존하는 생활을 지속하다보면 역시 눈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가장 나쁘게는 핸드폰의 배터리가 너무 금방(은 나의 전지적 아이폰 시점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미 이 아이도 나이가 많이 들어서 배터리가 금방 닳을 시점이고, 아무래도 영상과 사진이 난무한-배터리 빨리 닳으라고 고사 지내는 무거운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금방 닳을 수 밖에 없다. 혹은 내가 핸드폰으로 놀고 있는 시간에 너무 몰입해버려,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 잘 체감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닳아버려 나중에 미아 상태로 집에 도착하게 될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디자인 잡지를 가져가서 읽는데 역시 어둡고 추운 환경은 바뀌지 않는 터라 내가 전공자도 아닌데 왜 이걸 읽고 있어야 하는지, 게다가 신간도 아니라 과월호를 값싸게 산 잡지들이라 왠지 울컥하고 판본은 또 커서 한 손으로 잡고 읽기도 불편하고 결국 다시 루쉰 소설을 읽는 것과 동일해져버려 핸드폰을 붙잡고 있게 되고, 핸드폰을 붙잡다보면 결국 배터리가 닳아버리고, 나는 학교 박물관을 킁킁거리며 돌아다니며 어디 몰래 핸드폰 충전하면서 내가 놀 수 있는 구멍이 없나를 연구하게 되버리는 것이다.

 

결국 저 상태가 한 몇 주 반복되자 루쉰 소설 전집은 3권의 반 정도와 역자 해설을 남겨놓은 상태로 접어져 있고 침대에 던져졌다. 초반은 나름대로 숙숙 잘 읽히던 책이라 안타깝기는 하다. 그 무엇을 읽어도 재미가 없길래 내일부터 읽으려고 김영하의 랄랄라 하우스를 사 왔는데, 문제는 이 책은 너무 간단해서 눈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기 전에 다 읽어버려, 나머지 7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 지 막막해 버렸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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